'브레인 포그'(brain fog)는 의학적인 진단으로 결정되는 정식 병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환자와 자주 상담하는 주제 중 하나죠.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기분이 평소와 다르게 좋지 않다든지 비교적 간단한 결정도 내리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증상을 얘기하는 분 중 상당수가 복부팽만, 설사, 때로는 변비 같은 소화 장애도 겪습니다. 브레인 포그가 나타나는 사람들은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장 누수를 이미 겪고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는 브레인 포그 발생에 실제로 기여하는 원인인 경우가 많죠.

흔한 브레인 포그 증상

  • 정신이 맑지 못함
  • 기억력 감퇴
  • 정보 처리 능력 저하
  • 심신의 피로
  • 우울증과 불안

브레인 포그 발생과 관련이 있는 질환(가장 흔한 것부터 나열)

  • 과민성 장증후군/장 누수
  • 나쁜 식습관 
  • 약물 부작용
  • 만성 피로 증후군
  •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
  • 임신
  • 호르몬 변화
  • 수면 무호흡
  • 다발성 경화증
  • 섬유근육통
  • 알츠하이머병
  • 파킨슨병

1단계: 장 치유

브레인 포그는 흔히 장 누수때문에 생깁니다. 장 건강에 집중하고 자신에게 민감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소화 장애가 있는 분은 음식 일기를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 건강을 위한 '5R' 치료법

통합의학 및 전체론적 의학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은 장 건강과 장내 생물 다양성 최적화를 위한 '5R' 치료법을 활용하는데, 이는 제거(Remove), 보충(Replace), 재접목(Reinoculate), 회복(Repair), 심신의 균형(Rebalance)을 뜻합니다.

제거(Remove) – 자신에게 민감한 음식을 식단에서 배제하는 것입니다. 가장 흔하게 문제를 일으키는 식품은 유제품, 밀(글루텐), 대두, 옥수수 및 관련 제품(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등)입니다. 설탕, 단순 탄수화물, 파스타, 빵, 가공식품, 알코올도 특히 지나치게 섭취하면 장 내벽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인공 감미료(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를 식단에서 배제하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인공 감미료를 섭취하면 유익균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설사, 복부팽만, 가스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효소/HCL(염산) 보충 - 소화 개선을 위해 베타인 HCL 또는 췌장 소화 효소를 보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쁜 식습관이 위산 역류를 유발한다면 약을 줄이기 전에 영양 상태를 먼저 개선해야 합니다. H2 차단제(라니티딘, 파모티딘)와 양성자 펌프 억제제(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와 같은 제산제는 장기간 복용 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약을 몇 달 이상 먹고 있다면 일정 기간 후에는 약을 끊어야 할 수 있습니다(주의: 담당 의사와의 상의 없이는 함부로 약을 끊지 마세요. 몇몇 질환의 경우, 약을 먹는 이점이 위험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재접목(Reinoculate) – 장내에서 유익균이 다시 번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유익균에는 락토바실러스애시도필러스,  비피더스균등이 있습니다. 50억~500억 단위의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 를 하루에 1~2번 섭취하면 유익할 수 있습니다. 유익균뿐만 아니라 사카로미세스 보울라디 (saccharomyces boulardi)라는 유익한 효모도 장내 균형과 미생물 다양성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이런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건강한 균과 효모가 장에서 번성할 수 있죠.

회복(Repair) - 장 누수 치유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 변화를 권장합니다. 다음과 같은 식이요법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신의 균형(Rebalance) – 긍정적인 생활습관 변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마음챙김과 호흡운동을 연습하고 실천하세요. 명상, 요가, 일상 운동과 같은 스트레스 해소 활동에 참여하세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발레리안 허브차나 카모마일같이 진정 효과가 있는 차를 마셔도 좋습니다. 

2단계: 단식

단식은 심신의 건강을 개선하거나 정신적 이점을 얻기 위해 의식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단식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단식하는 분은 대부분 수분 공급 유지를 위해 물, 무가당 나 커피 를 마십니다.

단식 기간에는 아침만 거르는 식으로 하루에 한끼만 거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루 이상을 단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에 12~18시간 동안은 음식을 먹지 않고(수면 시간은 거의 항상 단식 시간에 포함) 나머지 6~12시간 안에 모든 식사를 하는 단식법입니다. 이전 게시글에서 단식의 이점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았죠.

3단계: 일상 활동

적극적인 신체활동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중요합니다. 사람은 본디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는데, 안타깝게도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고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이 굳어진 '의자병'을 앓고 있죠. 이러면 근육, 힘줄이 약해지고 뼈가 부서지기 쉬울 뿐만 아니라 기억력이 떨어지고 장 건강까지 해칠 수 있습니다.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뇌를 예리하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BDNF(뇌 유래 신경영양인자)라는 단백질이 몸에서 만들어집니다.

4단계: 숙면

숙면은 전반적인 건강과 맑은 정신을 위해 중요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6~8시간 정도의 연속적인 수면이 필요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먹지 말고 점심 이후에는 카페인이 든 음료를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 건강 문제가 숙면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면 무호흡증은 과체중과 비만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상당히 흔한 질환입니다.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뇌가 산소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밤사이에 수백 번이나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게' 됩니다. 수면 무호흡증은 피로, 브레인 포그, 주간 졸음, 고혈압, 심지어 심근경색 위험까지 높입니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것 같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면증을 자주 겪는 분에게는 멜라토닌 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5단계: 햇볕 쬐기

인류는 태초부터 태양과 그 에너지에 의존하며 살아왔죠. 하지만 지난 몇 세기 동안 많은 사람이 태양을 위험한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공포 때문에 비타민D 결핍증이 매우 흔해지게 됐죠. 심지어 제가 사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도 환자 5명 중 4명은 햇빛이 만들어내는 비타민D가 결핍된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치명적이지 않은 피부암 예방을 위해 해를 피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이제는 비타민D 부족이 더 위험한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이라고 알려졌으니 아이러니한 일이죠. 

6단계: 보충제

아래에서는 전반적인 건강, 활력, 맑은 정신을 위해 일부 사람들이 섭취하는 특정 비타민, 강장제, 그리고 누트로픽(nootropic)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비타민

종합 비타민 – 라벨의 지시에 따라 섭취하세요

비타민C –강력한 항산화제입니다. 권장 섭취량: 하루 500~1,000 mg

비타민D – 하루 1,000~5,000 IU

멜라토닌 – 잠자리에 들기 2~3시간 전 3~10 mg

강장제

 강장제 는 환경 및 화학적 스트레스 요인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허브 물질입니다. 

아슈와간다(Ashwagandha) – 동물 연구에 따르면 아슈와간다는 활력 수준과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2015년 Ayu(아유르베다 학술지)에 실린 운동선수에 관한 연구에서는 아슈와간다가 지구력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권장 섭취량: 하루 1~2회 500 mg씩

감초(DGL 또는 글리시리진을 제거한 감초) – 서양에서는 '감초' 하면 약초가 아닌 사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수 세기에 걸친 연구에서 감초의 효능이 밝혀졌으며, 전통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브레인 포그와 상관관계가 있는 흔한 질환인 부신 피로에 흔히 쓰일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초가 폐경기 증상이 있는 여성의 호르몬 균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혀진 연구도 있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은 브레인 포그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삼(Panax Ginseng)- 다양한 질환을 다스리기 위해 2,000년 이상 쓰여 온 한국의 약용식물입니다. 2018년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학술지(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따르면 인삼은 신경 건강과 뇌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삼은 보충제, 허브 향신료, 차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로디올라(Rhodiola) - 환경 및 기후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한 산화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약초입니다. 2009년 중국 통합의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로디올라와  은행 을 조합한 약초 보조제는 산소 소비량을 늘리고 피로를 방지하여 지구력 운동능력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정신이 둔해진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트로픽(Nootropic)

누트로픽은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맑은 정신에 도움이 되는 이른바 '지능 향상제'(smart drug) 또는 '지능 향상 보조제'(smart supplement)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2016년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증거기반 보완대체의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누트로픽은 기억력, 각성도, 창의력, 주의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은 브레인 포그를 겪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죠. 

흔한 누트로픽에는 아티초크 추출물바코파 몬니에리(bacopa monnieri)포스콜린(forskolin)은행(ginkgo biloba)고투 콜라(gotu kola)L-테아닌,  인삼강황, 크산틴 등이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이전 게시글에서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바코파 몬니에리(bacopa monnieri) 

기억력 증진 효능 때문에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된 바코파 는 지난 10년간 그 효과를 입증한 연구 덕분에 인도 이외 지역에서도 더 널리 쓰이게 되었죠. 

2012년 증거기반 보완대체의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바코파 몬니에리는 주의력, 인지 처리, 작업 기억을 개선할 수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또 2014년 메타분석 연구(기존의 여러 연구를 결합하여 살펴보는 연구)에서는 "바코파 몬니에리는 인지능력, 특히 주의 속도를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찬가지로 2016년 연구에서는 " 바코파 몬니에리를 섭취함으로써 인지 기능 관련 테스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났다"라고 결론지었죠. 권장 섭취량: 라벨의 지시에 따르세요

포스콜린(Forskolin)

포스콜린 은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쓰이는 약초 성분입니다. 전통적으로 태국, 네팔, 인도에서 재배되는 이 약초 추출물은 민트과에 속하는 콜레우스 포스콜리(coleus forskohlii)라는 식물에서 얻어집니다. 포스콜린은 우리 몸에서 뇌세포를 포함한 세포 사이의 교신과 신호 전달을 돕는 중요한 화학물질인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cAMP)의 농도를 높여줍니다. 

2013년 연구에서는 포스콜린이 뇌세포 재생 증가를 돕는 뇌의 특정 단백질을 늘림으로써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2017년 Neural Regeneration Research(신경 재생 연구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포스콜린이 독소로 인한 신경 변성과 손상으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권장 섭취량: 라벨의 지시에 따르세요

고투 콜라(Gotu Kola)

고투 콜라는 병풀(centella asiatica) 또는 아시아 피막이풀(asiatic pennywort)이라고 하며 아시아 전역에서 흔히 섭취하는 약용 잎채소입니다. 고투 콜라는 '깨달음의 약초'라고 불렸으며, 그 용도는 고대 아유르베다 및 도교 의서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2017년 신경과학 학술 저널인 신경과학 레터스(Neuroscience Letters )에 실린 연구에서도 고투 콜라의 유효 성분이 뇌 신경을 개선하여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정신을 맑게 하고 싶다면 이 약초를 섭취해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장 섭취량: 라벨의 지시에 따르세요

참고문헌:

  1. J Med Food. 2002 Winter;5(4):211-20. Ashwagandha improves endurance in animal studies.
  2. Choudhary B, Shetty A, Langade DG. Efficacy of Ashwagandha (Withania somnifera [L.] Dunal) in improving cardiorespiratory endurance in healthy athletic adults. Ayu. 2015;36(1):63-68. doi:10.4103/0974-8520.169002.
  3. Hajirahimkhan A, Simmler C, Yuan Y, et al. Evaluation of Estrogenic Activity of Licorice Species in Comparison with Hops Used in Botanicals for Menopausal Symptoms. Ahmad A, ed. PLoS ONE. 2013;8(7):e67947. doi:10.1371/journal.pone.0067947.
  4. Lho SK, Kim TH, Kwak KP, et al. Effects of lifetime cumulative ginseng intake on cognitive function in late life.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2018;10:50. doi:10.1186/s13195-018-0380-0.
  5. Chinese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2009 Jun;15(3):177-83. Epub 2009 Jul 2.
  6. Suliman NA, Mat Taib CN, Mohd Moklas MA, Adenan MI, Hidayat Baharuldin MT, Basir R. Establishing Natural Nootropics: Recent Molecular Enhancement Influenced by Natural Nootropic.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 eCAM. 2016
  7. Peth-Nui T, Wattanathorn J, Muchimapura S, et al. Effects of 12-Week Bacopa monnieri Consumption on Attention, Cognitive Processing, Working Memory, and Functions of Both Cholinergic and Monoaminergic Systems in Healthy Elderly Volunteers.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 eCAM. 2012;2012:606424.
  8. Journal of Ethnopharmacol. 2014;151(1):528-35. doi: 10.1016/j.jep.2013.11.008. Epub 2013 Nov 16.
  9. Kumar N, Abichandani LG, Thawani V, Gharpure KJ, Naidu MUR, Venkat Ramana G. Efficacy of Standardized Extract of Bacopa monnieri (Bacognize®) on Cognitive Functions of Medical Students: A Six-Week,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 eCAM. 2016;2016:4103423.
  10. Biochem Biophys Research Commun. 2013 Feb 22;431(4):796-801. doi: 10.1016/j.bbrc.2012.12.122. Epub 2013 Jan 9.
  11. Mehan S, Parveen S, Kalra S. Adenyl cyclase activator forskolin protects against Huntington’s disease-like neurodegenerative disorders. Neural Regeneration Research. 2017;12(2):290-300. doi:10.4103/1673-5374.200812.
  12. Herb of Elightenment , accessed March 31, 2018 http://herbscoop.com/herbs-for-health/amazing-benefits-gotu-kola-enlightenment-herb/
  13. Neuroscience Letter. 2017 Apr 12;646:24-29. doi: 10.1016/j.neulet.2017.02.072. Epub 2017 Mar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