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신기한 경험은 처음 해봐요. 평소 잠이 안 오면 멜라토닌 5미리를 먹었는데 거의 다 먹기도 했고 잘 안 들을 때가 많아서 바꿔보려고 구입했어요. 혹시나 해서 한 알만 먹고 누웠는데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려고 하면, 예를들어 양을 세려고 한다면 자연스레 이미지도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양 한마리, 양 두마리...째 떠오르려 하면 여러 장의 이불로 덮어버리듯 그 생각을 덮어서 지워버리는 거예요. 이미지를 계속 떠올리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요. 쥐어짜도 안 돼요. '아무 생각도 안 한다는 게 실제로는 불가능 하다지만 이걸 먹으니 그렇게 되더라구요. 머릿속이 텅 비워져요. 굉장히 복잡한 일이 있거나 근심이 많아서 잠을 못 이루는 분들한텐 좋을 것 같아요. 그 일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안 되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닌 저는 좀 무섭더라구요. 게다가 잠은 안 들고. 두 알 먹었으면 금방 들었을까요? 결국 한시간 반동안 책을 읽다 겨우 잠들었는데 네시간만에 깼어요. (이건 멜리토닌을 먹었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억지로 잠이 든 날은 중간에 꼭 깨더라구요) 시간이 너무 일러서 더 자야지 하고 다시 잠들려고 노력하다가 혹시나 싶어 이미지를 떠올려보니 여전히 안 되더라구요. 30분정도 뒤척이다 잠들면서 세시간쯤 더 자겠지 했는데 깨보니 일곱시간이나 더 잤더라구요.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자서 당황했어요. 그리고 그제서야 이미지를 길게 떠올릴 수 있더라구요. 좀 무서움.